감탄고토의 한국사회

 당연하게도 우리는 어떤 판결의 결론과 법리에 대해 호응과 비판, 모두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논리로 그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살펴본 뒤에 하는 것이 올바른 일일 것이다. 물론 그것을 살펴본 뒤에도 계속 변함없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지금의 반응들은 순전히 결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비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헌법재판소는 하나의 통일된 의견을 말하는 집단이 아니라 여러 재판관들이 각기 자신의 의견을 밝히도록 되어있는 곳이다. 아직 우리는 재판관들이 세부적으로 무슨 의견을 내었는지, 어떤 논리로 그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지금 쏟아지고 있는 대부분의 비난들은 이번 판결을 헌재의 통일된 하나의 의견으로, 마치 미리 짜고치는 고스톱 마냥 바라보고 있다.


 권위는 지위가 아니라 상대를 납득시키는데에서 나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듣지않는 자들의 이해까지 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귀를 막은 사람들의 이해는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직 판결문을 직접 보지도, 그에 대한 언론과 다른 법전문가들의 해석은 들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단정적이고 설익은 비난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당혹스럽다.

 결론을 무조건적으로 수긍해서는 안되지만 반발하기에 앞서 왜 그런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봐야한다. 그것이 우리가 존중해야 할 권위의 최소한 이며, 언제고 억울한 일을 겪게 되었을 때 의견을 구하게 되는 한 사람으로 해야 할 최소한 이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 대체 왜 헌재의 의견을 묻는 것인가.

by Daimon | 2009/10/29 22:02 | current affairs | 트랙백 | 덧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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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타누키 at 2009/10/29 23:45
잘봤습니다~
Commented by Daimon at 2009/10/30 03:30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다이몬 at 2009/10/30 01:36
문제는 논리의 모순성 때문입니다. 다양한 법관들의 의견이 통일 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문제는 절차상의 위법이 분명히 적시되었음에도 그 법안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그 논리가 비상식적이라는 점이죠. 이런 논리라면, 결과만 좋으면 절차야 어때도 좋다는 웃기지도 않는 논리가 법리의 중심이 되게 됩니다. 지금 국민들이 웃기다고 보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논리성 때문이지, 다양한 목소리와 자세한 내용이 의미없다고 보기 때문은 아닙니다. 모순율이 법리에 통하지 않다는 기본적인 전제가 국민들에게 있기 때문이죠.
Commented by Daimon at 2009/10/30 04:26
이번 판단의 법리를 그렇게 단순화시켜 보기에는 무리한 감이 있습니다. 판결문을 보면 재판관마다 결론에 이르게 되는 과정과 논리가 모두 다르지요. 논점에 대한 판단들도 같지 않습니다. 위에 말한 "현재의 판결을 통일된 하나의 의견으로 본다"는 표현은 재판관마다 각기 다른 판단과 이유에서 결정하였음에도 그것을 고려하지 않고 결론의 숫자만으로 뭉뚱그려 받아들인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침해는 인정되지만 무효인 것은 아니라는 결론이 모순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사법소극주의를 두고 책임을 피하기 위한 편리한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하지만 한나절 동안 쏟아지던 비난의 대부분은 선고할 때의 뉴스만을 보고 "침해냐 아니냐", "무효냐 유효냐"로 아주 단순화시켜 판결문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결론에 이르게 된 여러 논점들을 생략하고 뭉뚱그려 "침해지만 무효는 아니다"를 여러 비유로 희화화시켜 논리가 모순된다고 하더군요.

비판은 정교할 수록 그 힘을 발휘하고, 그럴수록 성의있는 답이 돌아오게 됩니다. 이런 비난들은 비판적 기능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판결문을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말해졌다는건 최소한의 존중도 하지 않는 성급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쓴 글이었습니다. 덧글에 감사드립니다. :)

Commented by socio at 2009/10/30 03:56
좋은 지적입니다. 사실 헌재가 맘에 드는 판결을 내리면 델포이 신전의 신탁으로, 맘에 들지않는 판결을 내리면 정권의 개가 짖는 소리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죠. 집시법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정 당시의 반응과 롤러코스터로 오가는 여론을 보니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개별 사안에 대한 호오과 관계없이 헌재에 대한 메타적 입장을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보입니다.
Commented by Daimon at 2009/10/30 05:04
어디선가 헌재를 아주 무의미한 기관으로 표현하며 이런 결론이 나온 김에 권한을 빼았아 권고적 의견만을 내리게 해야한다는 글을 보았는데 만일 의회가 만든 위헌적 법률로 인해 피해를 받게 된다면 과연 누구에게 구제를 청하려고 그러시는지 궁금해지더군요.

정치적 사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것을 일종의 유희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것이 나쁜 일인 것만은 아닙니다만 자신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하는데.. 사법소극주의에 대한 비난들도, 사법적극주의가 가지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더군요.

새벽시간에 접속을 자주 하시나봅니다. 좋은 덧글, 늘 감사히 생각합니다. ^^

Commented by mooyoung at 2009/10/30 04:11
글쎄요. 권력보다 무서운 게 돈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헌재가 헌재답게 판단내린걸까요? 그리고, 헌재 원문공개는 원래 늦게 합니까?(정말 몰라서요..)
Commented by Daimon at 2009/10/30 05:18
죄송합니다. 첫 질문은 무슨 의미이신지 잘 모르겠군요. ^^;;;

원문은 언론사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습니다. 내일 조간신문에 전문가들의 의견과 함께 실리겠지요. 아래가 링크주소 입니다.

http://img.hani.co.kr/newsfile/20091029_medialaw.pdf

Commented by ㅇㅇ at 2009/10/30 09:47
노무현 탄핵 기각 때는 좋다고 발광을 하다가

행정수도 위헌 때는 졸라 욕질

야간집회 제한 헌법불합치 때는 역시 위대한 헌재

미디어법 무효 부정 때는 역시 권력의 개.



어떤 전문지식이던 어떤 권위던 지 주장에 대한 레퍼런스로만 받아들이는

개새끼들이 자칭 진보라는 게 문제 같아요.



광우병 때도 그랬죠. 미생물학자한테 바이러스 가르칠 기세

지금은 헌법재판관한테 헌법 가르칠 기세

ㅋㅋㅋㅋ

Commented by 류중근 at 2009/10/30 10:15
선생님들의 고결한 말씀 무척 감명 깊게 다가오네요.

헌재는 누가 뭐래도 국가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민권에 근접할 정도의 최고 기관임이 분명합니다.

그런 만큼 거기에서 결정되고 판단하는 건 그 사안이 뭐가 됐든 사리분별이 명확해야 할 것입니다.

'법률이 ~ 소극적이니, 적극적이니~ '하는 이야기는 무슨 뜻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어젯밤 뉴스에서 잠깐 소식 접하면서 코웃음이 절로 나더군요.

'이놈 앞에선 네 말이 옳다.
저놈이 따져 물면 옳다. 그래 네 말도 옳다.'

우리네 서민이 모두가 얼른 로스쿨(법학대학원)에 뛰어들어 판검사 준비를 할까요?

거긴 벽이 너무 높으니 대입 수능에 매달릴까요?

이런 말 꺼내면 한쪽에선 꼭 매장하려는 독침을 쏩니다.

다양함을 인정하지 않고, 세상을 꼭 2분법으로만 쳐다보고 분리해 버리는 개념 없는 꼴통이란 소리 말에요.

소통의 장을 열기는 무척 어렵다는 것 잘 아실 겁니다.

여럿이 어울리는 곳은 항상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이며, 그 의견이 서로 부딪혀 결론을 얻기가 어려워질 땐 마지막으로 법에서 정한 합리성을 구하는 곳이 '헌재'라고 믿으며 살아왔습니다.

그걸 결정하는 '헌재'에서 각각의 모순을 인정하면서도 모순의 정도를 따진다면 이를 어찌 올바른 대안이라고 하겠습니까?

그렇다면 결정을 유보하고, 근본적으로 모순을 유발하는 법률을 개정한다든지, 제정할 것을 권고해야 맞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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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난 어느 날 꼭 써야 했던 '감탄고토'라는 말이 있기에 반가움에 닥쳤습니다.

그런데 내용이 너무 심오하여 얼토당토않은 말로 마구 퍼붓고 말았네요.

여러 고결한 말씀 잘 듣고 갑니다.

그럼 늘 건강하게 지내십시오.

----------------------------------------

'PDF 파일 뷰어' 내려받을 만한 주소입니다.

ㄱ. 파일크기(9MB) - http://file.naver.com/view.php?fnum=50985
ㄴ. 파일크기(28MB) - http://file.naver.com/view.php?fnum=224235
ㄷ. 파일크기(3MB) - 리눅스용 - http://file.naver.com/view.php?fnum=110263
Commented by Daimon at 2009/10/30 12:31
"너도 옳고, 그래 네 말도 옳다"라는 표현은 왠지 황희정승의 일화를 생각하게 하는군요.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칼로 자르듯 정확히 가릴 수 없는 것이 옳고 그름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헌법재판의 경우에는 9명이나 되는 재판관을 두어 그 의견을 내고,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겠지요.

류중근 님과 같이 "이번일에 모순(?)을 인정한다면 그 정도를 따지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니다"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모순(?)이 있다고 정도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무효로 만드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또한 있습니다. 판결문에서도 이런 차이가 나타나있지요.

판결은 입법부 내에서의 제-개정을 통한 해결을 권고하고 있는 쪽이라 보여집니다. 만일 특정한 결론을 위해 결정을 유보한 채 모순(?)을 유발하는 법률을 제-개정 하라는 요구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명백히 헌재에게 주어진 권한을 넘는 일이 되겠지요.

고결한 말씀이라는 표현은 정말 감당할 수 없군요. 이번 결정에 호응과 반대 모두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위에 썼듯 판결이 과연 타당한지 시비를 따지기에 앞서 최소한의 존중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길 바래요. :)

Commented by 임평택 at 2009/10/30 11:09
감탄고토 아주 좋은 말을 아주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한 사례인거 같군요.
지금 헌재의 상황에 감탄고토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합니다. 그런거는 일반 생황에서나 써야하지 이런 국가적이고 중대한 사안에 맞지 않습니다.
왜냐구요. 그것은 모든 사람이 각기 다른 생각에 대해 논의하고 의논해서 좋은 결론을 창출해야하는것이 현재의 국가나 기관에서 하는 일이고 과거 일인치하의 세상도 아닌데 말이죠.

가만 보년 이글을 쓰는 사람은 아직도 우리가 일인치하에 사는 생각을 하시는지. 국가기관과 모든 행정은 항상적으로 자신의 주장과 생각을 마음놓고 토론하여야 하며 그 속에서 적절한 합의 점을 도출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지한 사람이라면 그냥 그 상황을 듣고 자신이 아는 범위내의 결정을 하는 겁니다.

귀하의 말에따르면
모른면 그냥 높으신 분들이 하는데로 결정을 따르라는 건데.
그럼 뭐하러 대통령을 직접 뽑습니까. 대통령이 뭐하는 사람인지 어떤구체적인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대 지금처럼 이상한ㄴ 뽑을 수 있는데 그런 제도를 아예 없애버리지 뭐하러 하는지....
그것은 바로 자신이 생각하는 수준에서의 발언권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국가기관의 결정이 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기때문에 기회를 주는 것이지요. 그가 무지 하든 상관없이 스스로의 판단능력이 되기만 하면요.

마찬가지로 국가의 중요기관의 결정에 토를 다는것도 그런거 아닌가요. 더긴이야기는 시간상 생략
Commented by 임평택 at 2009/10/30 11:12
아이구 죄송합니다.
그을 써 놓고 보니 체육관대통령시대가 맞다고 생각하는 분께 이글을 쓰다니..ㅋㅋㅋ
뭐하러 체육관에서 대통령 뽑는지. 그냥 그일을 가장 잘아는 대통령이 그냥 다음은 너해 하는게 가장 맞을거 같은데..ㅋㅋㅋ
Commented by 으악 at 2009/10/30 13:31
말씀하신 논지에는 깊이 공감합니다. 다만 이번 평결의 요약문을 살펴보았는데, 역시 저로서는 이번 판결이 헌재의 발빼기에 가까운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법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이만큼이나 훼손되었다 인정되는 입법부에 대해 9명의 재판관 중 3명이나 자율적인 조율을 기대하기에 입법안무효 신청을 기각한다는 판결은 헌재의 의무를 방기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Commented by Daimon at 2009/10/30 16:40
예. 저도 평소 조대현 재판관의 의견에 공감하던 때가 많았던터라 이번 결정을 아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법안을 무효로 한다고 하여 과연 사태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서 부정적이기도 하고, 권한쟁의심판의 절차에서 위헌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김종대 재판관의 의견도 설득력있게 보이더군요.

분명 아쉬운 점이 있지요. 덧글에 감사드립니다. :)

Commented by 난나 at 2009/10/30 14:15
김수한 추기경 돌아가셨을 때도 생각했지만 한국 사회에 널리 인정받는 '권위' 가 드물다는 건 참으로 슬픈 일이야. 쌓아올리기는 어렵고, 무너져 내리기는 순식간인 게 권위의 속성이니 더 그렇지 뭐야.

사람들이 이 판결에 속상해 하는 건 사실 헌재에 그런 종류의 권위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 분은 항상 옳은 말씀을 하시니까, 지금 이 말씀도 옳을 거라고 암암리에 모두가 기대하는 그런 권위 말이지. 그런데 '잘못하긴 했지만 뭐 이제는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라는 건 역시 권위 있는 어른이 하시는 말씀으로는 마이 약하지. (낄낄) 그런 의미에서 이번 헌재 판결에 대해 못마땅해 하는 사람들이 아마 자네보다 훨씬 내심으로는 권위를 그리워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네. 나를 포함해서. :3

라고 답글을 남길랬더니 이게 어인 이오쟁패. 자네의 어투가 투쟁적인 편은 아니라 다행이지만, 수고하시게나.
Commented by Daimon at 2009/10/30 15:39
나도 처음에는 "잘못하긴 했지만 뭐 이제는 어쩔 수 없지 않은가"인가 했었는데 전문을 읽어보니 그것보다 훨씬 복잡하더라. 굳이 뭉뚱그려 이야기하자면 그보다는 "우리가 판단하기는 적절치 못하다" 쪽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해. 이야기가 옮겨가는 과정에서 자극적인 부분만 남아 입맛에 맞게 윤색되기 때문인듯 싶어.

말이 짧으면 무례해 보인다고 이유들은 싹 다 빼놓고 주문만을 두고 이야기하면 아무래도 설득력이 궁해 보일 수밖에 없지. 108 페이지에 이르는 결정문을 단 몇 줄로 줄여놓으면서 (심지어는 읽어보거나 왜 그런 결정에 이르게 되었는지는 생각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판결의 타당성과 권위에 대해 "비난"하는건 적절치 않다고 봐.

그 권위를 내심으로만 그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야. ^^
이오공감은 나도 정말 깜짝 놀았음ㅎ 고마워~

Commented by 쿠후 at 2009/10/30 15:07
헌재의권위는 설득력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그게 어느편에 유리한 결론이든 일단 헌재의 논리 전개패턴에 상식(조리)에 벗어남이 없을때 헌재는 실질적인 강제력(군사, 경찰등 물리적 강요수단)을 갖추지 못했으나 권위에 의한 강제력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글쓰신분이 쓰신 감탄고토는 어떤 사안이 논리적이든 아니든 상관안하고 내입에 맛냐 안맛냐에 따라 사람들이 줏대없이 움직인다고 매도할때 쓰는 말이지요.

분명 이번 헌재판결은 행정수도 이전판결에서 처럼 결론을 만들어두고 논리를 세워나간 흔적이 너무 분명하여 사람들에게 논리적으로 먹히지 않을 여지가 많이 있고 이에 대해 사람들이 지적하여 반발하는 경우입니다.

이걸 감탄 고토라고 하는건 기본적으로 감탄고토를 이해못한 글쓴이의 실수이거나 이번 헌재판결에 대해 대치중인 세력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 덮어씌우기 인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법소극주의를 할려면 아예 심리하지 말고 각하 의견을 내는게 차라리 더 논리적이라고 봅니다. 사법소극주의의 기본 마인드가 칼은 칼집에 있을때 더 위협적이라는 말로 정의할 수있는데요. 난 당신을 제단할 수 있지만 삼권분립의 원칙상(솔직히 헌재라는 제도 자체가 오리지날 삼권분립은 아니잖아요) 당신에 대해 판단하지 않겠으니 각하하겠습니다. 이렇게 했다면 논란은 덜했을 겁니다. 판단은 판단대로 논리적으로 하고선 끝에가서 사법소극주의 운운하며 판단과 다른 결론을 내리는 것은 기세좋게 칼집에서 나온칼이 부러져 있는 촌극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차라리 칼집안에 있었으면 두려워라도하죠 부러진 칼이라고 알려지고 나면 두려워할 사람이 없습니다.
Commented by Daimon at 2009/10/30 16:18
저는 정확히 감탄고토를 그런 의미로 사용하였습니다. 제가 글에서 비판한 대상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충분한 의미전달이 되지 못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라면 수긍할 수 있겠지만 덧글에 남겨주신 저의 실수 혹은 이미지 덮어씌우기라는 쿠후 님의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예전부터 헌재의 사법소극주의는 쿠후 님의 의견과 같은 비판을 받아왔었지요. 저도 이번 결정이 정말 파행일로로 치닫는 국회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쉽게 말하는 것처럼 아주 터무니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사회적인 의미가 큰 사안이기에 자신의 의견을 충실히 설명하려는 모습이 보이는, 재판관 한분한분 각자의 소신으로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이더군요. (물론 의견에 대한 판단은 각자 다를수 있겠지요.)

이번 결정에 대해 비유로써 본질을 파악하려는 모습들이 많이 보이는데, 비유는 말하고자 하는바를 쉽게 설명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본질에서 멀어지게 하기도 합니다. 언제나 주의해야할 부분이지요.

쿠후 님의 덧글이 그렇다는 뜻은 아닙니다. 의견 감사히 듣겠습니다. :)

Commented by 쿠후 at 2009/11/02 09:31
주인장님의 조리있는 답글 잘보았습니다.
논리적으로 모든 일을 재단하고 꾸미는 것이 완벽한 세상은 아니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헌재의 존재에 대해 많은 회의를 품게 하네요.

건승하시고 동의는 할 수 없었지만 좋은 글주고받기 였던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았아 at 2009/10/30 16:52
헌재 결정이 자기 뜻에 맞냐 아니냐에 따라 사람들이 웃다 울다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쫌 아니지요.

직접투표와 일사부재의 원칙은 대한민국 국회 의사결정에 있어 중요한 절차원칙입니다. 특히 부결되면 다시 결의할 수 없다고 한 법규정에 정면으로 위반된다고 인정해놓고,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아니라는 것은 무슨 논리입니까. (7명 전부 국회자율성을 이유로 기각한 것이 아닙니다)

사법소극주의는 찬반양론이 있는 것이지만, 헌법재판소는 일단 전통적 의미의 사법부가 아닙니다. 또한 87년 헌법에서 헌법재판소란 기관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어느정도 사법적극주의를 인정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없는 나라도 많잖아요).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국회 자율권 운운하면서 극단적인 사법소극주의적 태도를 취하는 것은 자신들의 존재의의에 어긋나는 행태입니다.

그리고 위에분도 말씀하듯이 '우리가 판단하기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으면 이라크 파병 헌소때처럼 각하하는 것이 논리에 맞습니다. 통치행위와 유사하게 국민에 의해 선출된 기관이 아닌 헌재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 자율성에 간섭할 수 없다고 하는게 맞지요.

또 문제가 되는 것은 '헌법재판소 결정의 기속력은 주문에밖에 미치지 않는다'는 자신들 판례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유에서 백날 씨부렁대봤자 '공식적으로는' 아무 효력도 없잖아요.

개인적으로 김희옥 재판관의 성향과는 전혀 맞지 않지만, 이번 사건에선 그분 논리가 가장 맞는 것 아닌가 싶더군요.
Commented by Daimon at 2009/10/30 17:41
네.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재판관의 의견들도 각기 달랐듯 우리 모두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지요. 그래서 본문의 글을 쓸 때에도 최대한 이번 결정에 대한 저의 생각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사법부에서 담당하고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는 헌법재판소와 헌법위원회가 있지요. 미국의 연방대법원에서도 사법적극주의의 입장을 취한 경우가 있고 소극주의라는 프랑스의 헌법위원회에서도 일종의 권한쟁의 심판의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사안의 내용과 구분하여 기관의 형식과 존재 유무만을 두고 적극-소극과 그 한계를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듯 합니다. 물론 헌법재판소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어느정도 사법적극주의를 예정한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라크 파병 헌법소원도 이번의 사안과는 "절차"가 다르기 때문에 이 두 사안을 같게 볼 수도, 다르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파병 동의안에서도 전원이 사법소극주의의 입장에서 각하 의견을 내었던 것은 아니었지요.

죄송합니다만 저는 이런 식으로 논의가 확장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위에 말했듯 처음부터 결정에 대한 제 의견을 쓰는 것을 자제하기도 하였구요. 이런 부분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

Commented by 유치찬란 at 2009/10/31 02:04
왜 그런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고, 판결문도 읽어봤는데.. 이해가 안가는 저같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될지...

사실 한국 사회가 웃긴게, 행정부나 국회(입법부)따라지는 결국 지네가 뽑는 주제에 별로 믿지도 않으면서 사법부쪽에 대해서는 웃길정도로 권위에 기댄다고나 할까;; 그런면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뭐 그런 이미지라도 없다면 재판을 믿을 수 없겠지요.)

사실 이번일은 잘못되었다는걸 다 뻔히 알고 헌재에 의견을 물었던 건데(보통 그렇지 않았을까요. 나의원같은 분 빼고..), 저런 판결이 나왔으니 비난이 나온건 당연하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헌재의 통일된 의견이냐, 아니냐는 중요치 않습니다. 문제는 결론이 그러한 방식으로 나왔다는 것이고, 그 결론이 헌재의 의견을 대표하는 것일 뿐입니다. 어차피 중요한 것은 대표성이고, 그 대표성이 사회에 영향을 끼칠 뿐이고(조금 확장해 이야기 한다면) 선례가 될 뿐입니다. 차라리 각하했다면 모를까. 이건 뭐 사실 판결문 읽어봐도 이해할 수 없을 뿐입니다.
Commented by Daimon at 2009/10/31 04:31
제가 썼던 글의 내용은 결정문을 보면 그들의 결정을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비난하기에 앞서 그 이유를 읽어보는 최소한의 성의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 뒤에도 여전히 불합리하다고 느낄 수 있고, 반대로 결정이 아쉽지만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요. 어느 한쪽만이 우월하거나 정답인 것은 아닙니다. 모두 타당한 부분들이 있지요.

그 이상을 저에게 물으시는 것도, 제가 답하는 것도 적절치 않아 보이는군요. 바로 위의 답글에도 남겼지만 저는 이런식으로 논의가 확장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

다만 몇가지를 말씀드리자면..

헌재의 통일된 의견이었는가, 아닌가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각각의 의견들이 결정에 이르는 과정이 어떠하였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것은 이번 판결에 대해 누군가는 분노하고, 어떤 이는 아쉬워하며, 또 다른 사람은 적절했다고 생각하는,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달리 이야기하면, 헌재의 의견을 비판할 때에 우리는 당연히 헌재가 내린 (대표하는) 결론을 두고 이야기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이면의 다양한 의견들을 고려해봐야 합니다. 그것이 지금의 시스템이 전제하고 있는, 헌재의 결정이 만장일치로 모두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었는지,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지금의 결론에 도달하게 된 것이었는지를 설명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사회의 다양성에 대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 고려를 하지 않다면 오직 나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를바 없겠지요.

저 이상은 제가 말해드릴수 있는 것이 아니군요. 죄송합니다. 위에 적었듯 저는 논의가 확장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

Commented by 유치찬란 at 2009/10/31 14:56
어느 한쪽만이 우월하거나 정답이 아니라는 면과 상관없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선택의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은 중요한 것입니다. 현대는 사실 다양성 그 자체를 인정하게 됨으로써 구성되게 된 것이니까요. 그럼으로써 이념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합니다. (저도 인정하는 바이고요.)

하지만 분명 수많은 다양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어차피 어느것이 옳다, 혹은 그르다라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이것과 저것, 그것과 저것을 나누고 차이를 가름으로써 더 옳고 그름을 나누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한쪽은 지고, 한쪽은 이기게 되지요. 이번 판결도 결론적으로는 '판결'이라는 지점으로 승-패가 갈린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의견들이 모였었든 그것이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저는 제 의견이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헌재가 통일된 의견이었든 아니든, 그것에 있어서 법적 절차에 있어서의 문제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이 그 국면을 [헌재는 이런식의 의견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이렇게 할 지도 모른다]라는 것을 나타냈다는 것 자체를 이번일을 통해 드러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글루스에서도 장난으로 ~는 ~지만 ~하지는 않닸다. 따위의 장난이 나오고 신문에서도 그대로 써먹는 거지요.

헌재가 통일된 의견이었든 아니든, 어차피 받아들이는 것의 문제입니다. 그들 전체가 어떤 판단을 했고, 어떠한 식으로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지 판결문을 읽어볼 사람든 몇 되지 않고, 실제로 법학을 전공하지 않았다면, 그 판결문을 읽어본다 해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저는 판결문을 읽어보는 성의를 나타내라는 것은 지식인이 피지식인에 대해 권력적으로(정보적 권력) 우위에 서게 되는 것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저런 글을 쓰기도 한 것이고요. [그 이면의 다양성이 무엇이든, 사람들은 알려하지 않고, 알 생각도 없다는 것이죠. 그것을 헌법재판부 사람들도 알 것이었고요.]

그리고 저는 판결문을 읽어봤습니다만, 판결문 자체가 나타내는 논리는 이해했지만, 논리가 옳다고 그 결론이 옳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글을 너무 딱딱하게 써서 기분이 안좋아지셨다면 죄송하다는;;;;;;;;;;;;;;;;; 개인적으로는 저는 한국 법제 자체가 논의가 크게 확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파인지라 그런 면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Daimon at 2009/10/31 16:13
제 표현이 미숙해서였는지 큰 오해가 있군요. "의견이 통일된 것인가, 아닌가" 그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살펴보고 생각해봄으로 "왜 그런 것인지" 서로의 입장과 다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각각의 의견들은 그와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대변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번의 인용 의견은 지금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이 법리적으로 표현된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것들을 차치하고서라도, 무언가에 대해 비판하고, 토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에 앞서 그것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아주 당연한 최소한의 기본 아닐까요.

"결정문을 읽었는가, 그렇지 않았는가" 그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그런지,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려는 최소한 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본문의 글로 비판하고자 했던 대상은 헌재의 결정에 불만을 가지거나 반대하는 사람이 아니라 알려하지도, 알 생각도 없으면서 자신의 의견은 관철시키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군요.

답글이 좀 딱딱했다면 죄송합니다. 의견 감사히 들었습니다. :)

Commented by Picketline at 2009/11/01 19:28
말씀하신 것이 기본적인 자세죠.

오래전에는 헌재 판례를 공부하면서 이 재판관분들이 정말 자기 소신껏 의견을 내는 것일까, 아니면 미리 짜고 논란이 되는 사건은 맨날 5:4로 만드는 것일까 의심했던 적이 있습니다. (많이들 의심하죠.)

뭐든 뭔 상관이겠습니까? 일단 드러난 논리와 결정 자체를 정확히 비판하는 것으로도 충분할테죠.
Commented by Daimon at 2009/11/01 23:45
세상은 평평하지 않지요. 모두 각자 살아왔던 삶과 가지고 있는 역할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관점이 다른 것인데 종종 사람들은 하나의 관점에서만 결정되기를, 정답이 존재하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의 법조문에서도 그것을 해석하는 수많은 학설들이 생겨나는 것도 논리/비논리가 아닌 각자의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논쟁하고 비판하는 중에도 서로 다를 수 있음을 염두에 두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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